2013년 7월 9일 화요일

주제 무리뉴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전하는 편지

'주제 무리뉴의 편지'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맡고 있던 주제 무리뉴는 포르투갈 축구협회로부터 짧게라도 대표팀 감독을 맡아줄 것을 제안받는다. 하지만 클럽과 계약이 되어 있던 무리뉴는 대표팀 감독을 수락할 수 없었다. 이에 무리뉴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포르투갈 대표 선수들에게 다음과 같은 공개 서한을 띄웠다. 

“저는 47년간 포르투갈 국민이었고, 축구 감독으로 보낸 시간은 10년입니다. 그러니, 나는 감독이기 이전에 포르투갈 국민입니다. 요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대표팀은 개인의 영달이 아닌 국가의 영예를 위한 자리입니다. 이런 이유로, 국가대표팀은 깊은 유대감과 공감, 그리고 일체감이 가득한 자리여야 합니다. 국가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단순한 프로 축구 선수가 아닙니다. 그들은 포르투갈을 위해 싸우도록 선택된 공인입니다. 그들이 대표팀에 선발된 것은 그들이 다른 포르투갈인들, 즉 은행원, 택시기사, 정치인, 어부, 농부와 같은 사람들보다 축구를 잘하기 때문입니다. 신이 내린 재능을 갖춘 덕에 이렇게 선발된 이들은 포르투갈 대표팀 경기를 위해 모일 때 마음에 이런 생각 하나를 품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클럽에서 뛸 때처럼 단순한 직업 축구 선수가 아니라는 것. 다른 이들은 할 수 없는 일들, 즉 축구장에서 포르투갈의 자존심과 환희를 지켜내는 임무를 맡은 공인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사실 포르투갈 사회에는 축구 한 경기 이기고 지는 것이나, 유로나 월드컵 본선에 나가느냐 마느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을 대표해 경기장에 나가려는 포르투갈 사람들만큼은 – 다시 말하지만, 저는 그들을 ‘축구선수’라 부르지 않습니다 –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왜 이 경기를 해야 하는지, 여기서 모두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반드시 알아야만 합니다. 이런 이유로, 포르투갈 축구협회가 저에게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을 때 제가 느낀 감정은 한마디로 자부심이었습니다. 

(중략)

포르투갈 대표로 뽑힌 사람들에게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국가대표로 뛰는 동안에는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지 마십시오. 대가를 바라지도 마십시오. 개인주의나 개성은 벗어둔 채 자신의 영혼과 마음을 바치십시오. 대표팀에서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늘 고개를 들고 설령 벤치에 앉는다 하더라도 화를 내서는 안됩니다. 대표팀 안에는 오로지 자부심과 긍정적인 태도만 존재해야 합니다.

이제 포르투갈 대표팀은 새로운 감독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 감독은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모든 이들로부터 ‘우리 감독’, ‘최고의 감독’으로 존경받아야 합니다. “내 것이 최고야!”라는 모토가 떠오르는군요. 만일 우리 팀의 감독이 파울루 벤투라면, 파울루 벤투가 최고인 것입니다.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대표팀 감독을 권위있는, 또 보호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모든 사람’은 협회, 구단, 전현직 선수들, 미디어 종사자들, 그리고 택시 기사와 정치인, 어부, 경찰, 공장 노동자에 이르는 모두를 뜻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서서 승리를 따내야 합니다. 만일 패한다면, 그마저도 영광스런 일이 되도록 합시다."

해당 글에 대한 원본 URL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260&article_id=0000000744

무리뉴 편지의 원본 URL
http://ontd-football.livejournal.com/28622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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